
안녕하세요, 타이버예요. 오늘은 공구 이야기 첫 회입니다. 물건 이야기부터 하지 않고, 장바구니 이야기부터 하려고 해요.
장바구니가 가벼워졌습니다
요즘 한인 마트에 가면 계산대 앞에서 한 번씩 멈칫하게 됩니다. 김 한 봉지, 라면 한 박스, 참기름 한 병. 분명 예전에 사던 그대로 담았는데 영수증 숫자가 다릅니다. 한국에서 배로 건너오는 물건은 환율에 운송비에 관세까지 얹혀서 오니까, 한국 물가가 오르면 여기서는 두 번 오릅니다.
그런데 주머니 사정은 반대로 갑니다. 렌트는 올랐고, 보험료도 올랐고, 아이 학원비는 줄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장바구니에서 빼는 것이 생깁니다. 한국 홍삼은 다음에, 김치냉장고는 내년에, 부모님 드릴 건강식품은 좀 더 알아보고. 필요한 물건인데 못 사는 게 아니라 안 사게 되는 것. 이민 생활에서 제일 흔한 절약이 이 “다음에”라는 걸 저는 압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값이 비싼 이유를 뜯어보면 물건값이 아니라 오는 길의 값이 큽니다. 한 사람이 한 개를 사면 그 한 개가 컨테이너 한 구석에 실려 오면서 배삯, 통관비, 창고비, 중간 마진을 혼자 다 짊어집니다. 그런데 백 명이 백 개를 같이 사면 그 비용을 백 명이 나눕니다. 물건은 같은데 오는 길의 값이 백분의 일이 되는 거예요.
이건 새로운 발명이 아닙니다. 한국에서는 아파트 단지마다, 맘카페마다 이미 하고 있는 일이죠. 다만 캐나다 한인 사회에는 이걸 제대로 해주는 곳이 없었습니다. 카톡방에서 누군가 “이거 같이 살 사람?” 하고 모으다가, 돈 걷는 사람이 힘들어서 한두 번 하고 끝나는 게 대부분이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하기로 했습니다. 이 사이트를 만든 사람들은 40년 넘게 한국 물건을 캐나다로 들여온 사람들입니다. 컨테이너를 어떻게 채우는지, 세관이 무엇을 보는지, 건강식품이 캐나다에 들어오려면 어떤 허가가 필요한지 아는 사람들이에요. 그 경험을 회원의 장바구니를 가볍게 하는 데 쓰기로 했습니다.
물건은 그대로 두고, 오는 길의 값을 나눕니다. 그게 공구야입니다.
공구야는 이렇게 굴러갑니다
복잡하지 않습니다. 세 가지만 아시면 돼요.
첫째, “우리가 함께 딜해요.” 회사가 직접 여는 전체 공구입니다. 공구방 게시판에 “이번 공구는 김치냉장고, 마감은 언제, 도착은 언제”라고 올라오면, 신청하고 결제하시면 됩니다. 정해진 인원이 모이면 한국에서 한 번에 실어 옵니다. 그래서 마감 후 도착까지 시간이 좀 걸립니다. 대신 값이 다릅니다.
둘째, 방장. 우리 동네에서 공구를 직접 여는 분들입니다. 노스욕 방장, 미시사가 방장, 밴쿠버 방장. 방장은 자기 동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모으고, 도착한 물건을 나눠줍니다. 방장이 되면 자기 이름의 공구 사이트를 갖게 되고, 수고에 대한 보상도 있습니다. 방장 모집은 곧 시작합니다.
셋째, 정거장. 물건 받는 곳입니다. 방장 집 앞일 수도 있고, 우리와 함께하는 한인 업소일 수도 있어요. 택배비 없이, 동네에서 가져가면 됩니다.
첫 공구로 무엇을 할까요
이건 저희가 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여러분이 정해주세요. 공구방 게시판에 “이런 것 공구해 주세요” 라고 제목을 달고 올려주시면, 많이 나온 것부터 첫 공구로 엽니다. 김치냉장고든, 홍삼이든, 삼계탕이든, 화장품이든, 아이 문구든.
한 가지 약속은 드릴게요. 싸다고 아무거나 가져오지 않겠습니다. 건강식품은 캐나다 허가(NPN)를 받은 것만, 가전은 캐나다 전압과 인증에 맞는 것만, 식품은 통관이 확실한 것만 가져옵니다. 싼 값 때문에 시작했지만, 싸구려가 되지는 않겠다는 것이 공구야의 첫 번째 원칙입니다.
마무리
물가는 오르고, 주머니는 가볍고, 필요한 물건은 있습니다. 그럴 때 혼자 참는 대신 같이 사는 것. 대단한 게 아닌데, 그게 한 달 살림에서 꽤 큰 차이를 만듭니다. 이민 생활은 혼자 하면 비싸고, 같이 하면 싸집니다. 물건도 그렇습니다.
공구야, 곧 시작합니다. 첫 공구 소식은 이 매거진과 공구방 게시판에 동시에 올릴게요.
— 타이버 🐾
“이런 것 공구해 주세요” — 공구방 게시판에 올려주세요. 방장에 관심 있는 분은 hello@gongguya.com 으로 연락 주세요.
